작년과 올해 두 해 연속으로 포항에 갈 일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방문했던 식당이 있다.
바로 죽도시장의 수향회식당이다.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소개되었을 정도로 이름난 맛집이었고 물회가 아주 독특했기에 블로그에 소개한다.
포항 죽도시장은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포항 시내버스 대부분이 죽도시장을 지나기에 죽도시장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수향회식당은 죽도시장 입구에서 안으로 꽤나 걸어 들어가야하고
간판 자체가 돌출형이 아니기에 주변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향회식당을 찾아가는 길에 보았던 다양한 갑각류와 바다 생물들이 자못 인상적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상어 고기를 손질하고 있는 아주머님의 칼질을 몇 분간이나 넋놓고 바라보게 되었다.
상어 속을 훤히 들여다본 전례가 없었는데 이렇게 살코기로 꽉차 있었구나.
죽도시장 끝을 향해 쭈욱 걸어가다보면 수향회 식당을 찾을 수 있다.
간판 자체가 건물안내판 밑에 있고 가게 위치가 안쪽으로 함몰되어 있지만
가게 앞에 백반기행 표지판이 잘 마련되어 있다.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소개되었던 수향회식당 고추장 물회.
네이밍이 고추장 물회지만 고추장은 많이 들어가지 않기에 맵지는 않다.
식당 입구는 위와 같은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 배석이며 4인기준 테이블이 예닐곱개 정도 구비되어 있다.
식당 입구 바로 옆에서 즉석으로 회를 손질하며 재료의 신선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 물회가 나오면 친절하게 물회를 먹는 법을 알려주시는데 초장은 기호에 따라 추가하면 된다.
물회 가격은 15,000원으로 저렴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그 가격값을 하고도 남는다.
자리에 앉음과 거의 동시에 땅콩과 밑반찬이 나오며 기본세팅은 위와 같다.
맑은 조갯국이 입안의 텁텁함을 제거해주고 그 앞의 오징어 젓갈 맛이 정말 특별했다.
다리가 아닌 몸통을 젓갈로 사용하여 질기지도 않고, 과하게 짜지도 않으며 간이 적절했다.
물회의 밀착샷은 위와 같은데 깨를 갈아 넣기에 전체적인 물회맛을 고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잘게 다져진 수향회식당의 회는 기존 물회의 횟감들과 달리 연하고 씹기에 편하다.
또 무생채와 오이가 '물회'의 '물' 역할을 하는데, 다른 재료와 무리없이 조화롭고 목넘김이 편하다.
강릉 여행을 가면 항상 먹는 사천진리물회의 시원함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포항 죽도시장의 수향회식당 물회를 선호한다.
좀 전에 언급한 오징어 젓갈이 제대로 밥 도둑의 역할을 소화하고, 맑은 조갯국은 입을 헹궈준다.
수향회식당의 물회는 기존의 '물'있는 물회들보다 덜 자극적이고 덜 짜다.
시뻘건 물회 국물이 없기 때문인데 오히려 그 점이 속을 깔끔하게 하고 회 씹는 맛을 선사한다.
일하시는 분들의 친절함도 분명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포항 죽도시장 수향회식당
친절도 ★★★★★
청결도 ★★★★☆
가격 ★★★☆☆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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